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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팔림 본문
살짝 후련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고 슬프기도 한거같고...
15년을 살았고 이 집에 살면서 오빠와 내가 결혼도 했고 조카들도 태어났고
좋은 일 나쁜 일, 수두룩하게 겪었던 집이다.
그 집을 십오년 만에 팔고 다른 곳으로 이사간다.
지금 현재, 클로징 끝나고 이 집은 다른 사람 손에 넘어갔고 우리는
한달 동안 렌트백 중이다. 그리고 새 집은 에스크로 중.
집 파는 건 생각보다 쉬웠던 거 같은데 새 집은 에스크로 열리자마자
뭐가 이래 껀마다 빵빵 터지는지....
오늘도 인스펙션 잘못돼서 하루 종일 짜증 만땅이었다.
결국 인스펙션은 담주로 넘어갔고 스케쥴대로 에스크로 끝나기만 마음 졸이며 기다릴 뿐.
친정부모님께 이 집을 인수한 이후로
근 삼년에 걸쳐서 남편과 내가 새로 리모델을 한 집이다.
구석구석 우리 손이 안 닿은데가 없다.
저 식탁과 buffet 사는데만 2년에 걸친 샤핑을 했는데
의자는 아직 못 사고 옛날 식탁거 대강 놓고 쓰는 중.
이 키친이 정말 할 말이 많은 곳인데....
에혀...
리모델 하던 당시의 사진들 정리해서 다시 올리려 함.
칠판도 손수 만들어서 걸고 그림까지 그려서 마무리 하고나자마자
느닷없이 집을 내놓게 됐다.
집 팔 생각없이 꾸민 집이라 철저하게 내 취향대로 리모델을 했는데
의외로 다른 사람들 취향에도 괜찮았는가 부다.
저 소파위에 걸린 그림은 내 꺼 아님.
저건 완전 내 취향 아님.
이 사진들에서 벽에 걸린 그림은 다 내꺼 아님.
원래 타일이었던 카운터 탑을 씨저스톤으로 바꾸면서 꽤 오랫동안 고민했던
아일랜드는 원래의 butcher block 으로 남겨두고 refacing 만 다시 했는데
요게 신의 한수였던 듯.
저 침대(?) 도 남푠이 직접 만든 것.
방 왼쪽 구석의 책상과 선반도.
화장실 캐비닛과 카운터탑, 백스플레쉬도 직접 했고
이 담으로는 거울 프레임을 만들려고 했는데
미처 그건 하기 전에 집을 팔기로 결정을 하게 됐다.
그래서 그냥 이대로 팔아버림.
작은 방들 페인트는 남푠이랑 둘이서 직접 한 거.
프론트 포치는 집 내놓기 전에 정리를 한번 했다.
원래 여기에 더 많은 식물들이 자라고 있었는데 다 파내고 멀치 깔아버렸다.
이 곳도 원래 잔디였던 것을 잔디 걷어내고 밭으로 만드느라 우리 남편
허리 부러질 뻔 했던 곳.
저 paver 도 둘이서 깐다고 정말 고생 많이 했는데...
과일나무도 낑깡, 복숭아, 구아바 빼고는 모두 이사와서 새로 심은 것들이었다.
감, 사과, 포멜로, 대추, 귤, 레몬, 무화과 등...
이 집에서 열리는 감이 또, 얼마나 맛이 있는지.... 아쉽구만...
어쨌든 이 집은 이제 남의 집이 돼 버렸다.
이젠 이 모습은 사진으로만 남아있게 되겠지....
그리울거다. 내 옛집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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