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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병들 본문
우리집은 지금 부상병 모드다.
나는 팔목에, 신랑은 다리에 붕대를 칭칭감고 있다.
나는 화상, 신랑은 타박상.
원래 화상을 하도 잘 입어서 물집 안잡히는 화상따윈 약도 안바르고 마는데 이번 화상은 물집은 안 잡혔지만 부위가 커서 무지 괴로운 중이다.
가렵운게 거의 살인적.
개미 수백마리가 내 팔목에 들러붙어서 물고뜯고 있는 것만 같다. 정말 뇌가 다 간지러울 정도로 살인적인 간지러움 때문에 팔짝 뛰겠다. 숨이 턱턱 막힌다.
신랑은 이틀 전, 회사 끝나고 근처 강가(?)에서 자전거 타다가 충돌사고로 왼쪽 다리 한쪽을 무릎밑부터 발목위까지 아스팔트 길위에 다 쓸고 왔다. 얼마나 심하게 쓸었는지 칼로 난자한 듯한 스크래치가 정신없고 살갗은 다 벗겨지고 다리가 두배는 부었다. 엉덩이에도 시커멓게 피멍들고 퉁퉁 부었고 발목, 손가락 죄다 타박상 투성이다.
저녁에 피가 엉겨붙은 채로 들어오는 들어오는데 정말 기절할 뻔 했다.
급하게 약 사다가 소독하고 붕대로 감아주고 담날 병원 갔는데 다행히 크게 다친 곳은 없나보다. 그냥 상처 치료 다시 하고 파상풍 주사 맞고 왔다.
요즘 다리에 붕대 감고 쩔뚝거리고 다니는게 웃겨서 미치겠다. ㅋㅋㅋㅋ
평소에 아파도 아프다 소리도 잘 안하는 사람인데 이번엔 에지간히 아팠던지 엄살이 하늘을 찌른다.
그게 너무 웃겨서 아침에 드레싱 다시해서 출근시켜 보내면서 배꼽을 잡고 웃었더니 살짝 삐지셨다.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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