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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도시락 (3)
W h i t e A p p l e ' s
도시락 싸던 초기에는 정말 요란 벌떡스럽게도 했던 거 같다. 동양인이라곤 혼자뿐인 사무실에서 냄새나는 거 가져가면 혹시라고 눈총 받을까봐 냄새 안나는 반찬 위주로 세가지씩해서 싸기도 해보고 샌드위치를 최대한 신선한 상태로 먹을 수 있게 샌드위치 빵도 집에서 직접 굽고 야채는 밭에서 따다가모든 재료를 따로 싸서 조립만 할 수 있게 싸 보내기도 해보고 덮밥 위주로 바꿔서 아침마다 치킨 볶음이나 생선도 구워봤고 살찐다고 해서 샐러드로도 바꿔서 드레싱도 이것저것 바꿔보고... 여러가지를 시도하다가 어느 순간 도시락 싸는게 너무 힘들게 느껴져서 은근슬쩍 도시락 싸는 걸 그만 뒀다. ^^ 사실 신랑 회사에서는 점심을 사주지만 워낙에 밖에서 사먹는 음식이 살도 많이 찌고 또 신랑은 도시락을 좋아해서... 쌌던거다. ..
썹이라는 분의 블로그에서 이걸 보고 한 며칠동안 사진 들여다 보면서 침만 흘렸다. 나와 띵구리는 이런 도시락을 먹던 세대는 아니지만 참 묘하게 향수에 젖게하는 도시락이다 요고... 나나 띵구리는 보온 도시락통 세대지만 초딩 5학년때 담임이셨던 윤승자 선생님은 그 해 겨울, 자신의 학창시절 추억을 얘기해 주시면서 우리들에게도 보온 도시락 대신 양은 도시락에 밥을 싸올 것을 권유하셨다. 나중에 커서 어른이 되면 이런게 추억이 될 거라면서 양은 도시락에 밥을 싸오면 1교시 전에 일일이 걷어서 교실안 난로위에 뎁혀서 누룽지가 생기게 해서 점심시간에 나눠 주시곤 하셨었다. 엄마한테 선생님이 양은 도시락에 밥 싸오랬다고 하니까 엄마가 더 좋아하던 기억이 난다. 재밌을 거라면서 밥 위에 꼭 계란 후라이 한개씩 얹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