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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Dine Out

pho

WhiteApple 2011. 4. 9. 07:07


울 띵구리가 나 만난 이후로 못 먹는 음식 중 하나인 pho.
내가 띵구리 만나서 그나마 한그릇씩 비우게 된 음식인 pho.

띵구리 만나기 전에 한 네 다섯번 월남국수집에 가 본 적은 있었지만 단 한번도 한그릇을 다 먹어본 적은 없었다.
아니 한그릇은 커녕, 처음 두번은 한젓가락씩 먹고 말았고 나머지는 모두 어쩔 수 없이 간 상황이었어서
그냥 먹는 시늉만 하고 물만 들이키고 나왔더랬다.

내 비위에 정말 안 맞는 음식인데....
그래도 띵구리 만나서 띵구리 땜에 억지로 같이 먹어주려고 노력 끝에 한 그릇쯤은 비울 수 있게 됐다.
하지만 pho = 미원국물이라, 내가 띵구리 못 먹게 금지시킨 음식 중 하나다.


얼마 전에 점심을 뭐 먹을까 고민하면서 이 주위를 지나던 중에 전혀 아무 의미 없이 "pho 먹을까" 무심코 뱉은 내 한마디에
운전사 띵굴은 방향을 잡고 있었다.

이전에도 몇번 pho 먹고 싶어하는 걸 그냥 힘으로 눌러 버렸는데 이 날은 신랑 기분 좀 맞춰 줄라고 간만에 희생해 주기로 했다.
띵구리가 백번 양보하면 나는 기분봐서 한번씩 양보하니까... 이 날이 그 날이었나부지 모...


이 집은 예전에 내가 이 근처에서 일할 때 알게 됐던 집인데 이 집 주인장 아저씨는 pho 팔아서 벤츠타고 다닌다나....
아, 물론 베트남 사람들이 직접 하는 집이다. 그런데 이 집은 다른 집에 비해서 국물에서 고기 냄새가 덜 나는 편이다.
그래서 그나마 내가 좀 먹을 수 있기도 한 것 같다. 
고기 냄새가 덜 나는 대신 미원이 더 많이 들어갔겠지만 뭐, 몇년에 한번 먹는 거니까...


숙주나물과 씰란트로, 박하(?) 인가?? 베이즐인가 잘 모르겠다. 암튼 그거랑 jalapeno, 레몬, 양파등등...
울 띵구리가 완전 좋아하는 것들.
저 위에서 내가 손대는 건 핫소스 온리.
원래 가득 담겨 있던 건데 내가 내 pho 에 다 부어 버렸다.


이건 신랑 꺼.


스리라차 뿌린겨 지금???


이건 내꺼.
내꺼는 띵구리 꺼의 딱 반.
그릇도 반, 양도 반.
그리고 고기가 전혀 안 들어간 시푸드 포.



이게 시푸드는 시푸든데...
오뎅 한덩이, 게맛살 몇 덩이, 그리고 새우 몇개, 오징어 몇개가 다다.
새우도 완전 맛없고 오징어도 완전 맛 없는...
얘들이 모양은 멀쩡한데 어디서 이렇게 맛 없는 걸 골라서 사왔나 싶을 정도다.

맛없는 새우랑 오징어랑 몽땅 건져서 띵구리 대야로 옮기고 나는 대강 국수만 건져서 후루룩 마셔 버렸다.
내가 pho 의 그 특유한 냄새를 잘 못 맡아서 저렇게 핫소스를 들이 붓지 않으면 한 입도 먹을 수가 없다.
매운 핫소스로 혀를 마비시켜서 그냥 꿀떡 삼켜 버리는 묘기 중.
내가 이 생쑈를 하면서 이걸 왜 먹고 앉아 있을까나....

이건 사랑의 힘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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