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 h i t e A p p l e ' s

한국에서 날라온 보이차 보따리 본문

Chisme/Journal

한국에서 날라온 보이차 보따리

WhiteApple 2010. 9. 29. 05:53



내가 가입이란 걸 해서 가는 한국의 싸이트가 딱 두 곳이 있다.
한 곳은 맥 유저들이 모이는 곳. 그리고 다른 한곳은 보이차 카페.

나는 결혼 전에는 차를 즐기는 사람은 아니었다. 
주변 사람들과 스타벅스에 가게 되면 내가 무진장 싫어하는 스타벅스 커피대신에 녹차나 얼그레이를 시켜 마시는 정도였을 뿐 집에서 따로 차를 우려 마시거나 하진 않았었다.

그런데 신랑을 만나서 결혼한 후로 티를 좋아하는 신랑 따라서 조금씩 마시기 시작한 후로 티를 좋아하게 됐다.
신랑과 주로 마시던 차는 우롱차나 달달한 애플티 같은 것. 그리고 나중에는 마테차를 알게 되서 마테차를 열심히 마셨다.
그러다가 알게 된 보이차.
예전부터 pu-erh 이란 중국차에 대한 얘기는 들어봤지만 이걸 진짜 마셔봐야 겠다는 생각이 든 후에 검색으로 알게되서 가입하게 된 곳이 바로 보이차 카페였다.

보이차란 게 하도 복잡하고 종류도 많아서 바로 시작하진 못했다.
미국사람들 중에도 보이차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 사람들이 모이는 bulletin board 가 있다.  그 곳에 올라온 글들을 싸그리 다 읽어보고 믿을만 하다고 추천한 싸이트에서 웬만한 가격대의 보이차 한개를 오더해서 마시기 시작했는데 지식이 일천한 가운데 오더한 보이차는  생차라고 하는 green tea였던 탓에 안그래도 심하던 위염이 더 도져버리고 말았다.
그게 생차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고 마냥 마셔 대다가 결국 보이차 카페를 통해서 생차는 위에 안 좋다는 걸 알게 되고 보행님의 추천으로 초보들이 선택하기가 가장 좋다는 대익 숙차를 추천 받아서 지금까지도 꾸준히 마시고 있다.

암턴, 그렇게 알게되서 가입한 보이차 카페 주인장이신 보행님이 큰 선물을 보내 주셨다.


정말 어렵게 받은 소포.
나쁜 우체부가 단 한번도 집으로 배달도 오지 않고 우체통에 노티스도 놓고 간적이 없었는데 어느날, final notice 를 놓고 갔다.
이게 뭔가 해서 보니 담날까지 찾아가지 않으면 그 다음날 한국으로 다시 돌려보낸다는 거였다..
부랴부랴 재배달을 신청해 놓고 조회를 해보니,
9월 7일에 도착한 소포를 우체국에 묵혀두고 23일에야 연락을 한게 아닌가.....


재배달 신청해 놓고 사람 없으면 문앞에 놓고가란 노트 적어서 문 앞에 끼워놨는데 아,  진짜... 울 동네 오는 우체부 진짜 이상하다. 소포를 집까지 가지고 오지 않은 것도 그렇고 노티스도 제대로 안 남긴 것도 그렇고.. 이 날도 결국 배달이 안왔다. 왜 저래 진짜....

암튼, 우체국 문 닫기 전에 우체국으로 가니 소포는 우체국에 그대로 있었다. 우체부가 가지고 나가지도 않았던 거.
하루만 늦었어도 한국으로 다시 되돌아갈 뻔 했다.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겨우 수령한 소포 박스...
근데 뭐가 이렇게 큰거야..???


우편료도 만만치 않게 나왔던데...
꺼내도 꺼내도 끝이 없는 내용물들...


입이 딱 벌어졌다.
보이차에 문외한인 내가 얼핏봐도 귀해 보이는 저 물건들....


이렇게 꼼꼼하게 이름까지 써서 종류별로 듬뿍듬뿍.


그리고 저 사진 윗쪽에 이름없는 아이들은


요렇게 따로 꼼꼼히 종류와 마시는 법까지 따로 써서 넣어 주셨다.

60년대 금첨, 80년대 흑전, 90년대 복전, 이름만 들어본 고차수 등등...
내 생전에 보행님이 아니었다면 이런 걸 구경이나 해볼 수 있었을까 싶은 귀한 물건들이다.


그리고 보행님이 손수 만드신 플라워 블렌딩 차에다가
이것저것 귀한 보이차들을 모아서 만든 '묻지마 보이차'까지...
이 '묻지마 보이차'는 직접 마셔본 사람들이 극찬을 했던 터라 어찌나 반갑던지...


그리고 이 비누곽 같은 건 아까와서 뜯어보지 않았는데 이것도 무슨 차 덩어리 같았다.


저렇게 한보따리나 되는 걸...
한번도 본적없는 미국까지 싸서 보내주시는 '보행'이란 분은 대체 누구.....!


요즘 신랑이랑 함께 고민중이다.
답례로 나도 뭘 보내주고 싶은데 뭐가 좋을까...
아... 한국으로 뭘 보내 본 적이 없어서 뭐가 좋을지 알수가 없다.
한국이 좋은 게 더 많고 없는게 없다던데... 뭘 해야 좋을까...

아이디어 있으면 좀 나눠주삼~




'Chisme > Journal'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타일 구경  (0) 2010.10.05
화장실 cabinet  (0) 2010.10.01
알리오 에 올리오를 점심 도시락으로...  (0) 2010.06.30
OMC 방송실  (0) 2010.06.24
부상병들  (0) 2010.0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