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 h i t e A p p l e ' s

My First 김치 2009.03.20 본문

Pictures/2009

My First 김치 2009.03.20

WhiteApple 2010. 5. 8. 08:38
내가 김치를 담궜다는 거...
이 정도면 이제 주부의 경지에 제대로 오른 거 아닌가??

지난 달에 막김치를 담궜다가 꽤 먹을만 한데 놀라서 이번엔 포기김치에 도전을 했다.
그런데 막김치에 비교할 수 없게 시원하고 맛난 김치를 담궈 버렸다. 내가.
나 이래도 되는 걸까?

울 엄마, 나 결혼할 때 할 줄 아는 거 하나도 없는 거에 걱정되서
시부모님 상견례 자리에서도 걱정을 보따리로 늘어놨었는데 요즘엔 괜히 걱정했다고 
좋아한다. ㅎㅎㅎ
새벽에 일어나서 신랑 아침 챙기고 도시락 싸는 거에 울 엄마 디게 놀랐다는... ^^
참고로 나는 아침을 먹고 다녀 본 적이 초딩 저학년 이후로는 거의 없었다.
게을러서... 차라리 아침에 밥먹을 시간이 있다면 좀 더 누워있는 것을 택했던 나였거든.

요리라곤 소금 생략한 계란 후라이에 물이 너무 많아서 싱거운 라면밖에 없던 내가
이젠 레씨피만 있으면 별 거 별 거를 다 할 줄 알게 됐다.
그럼에도 김치만큼은 시도해 볼 엄두조차 나지 않았었는데...

다 버려버릴 각오로 만든 김치였는데 오오~~~ 넘 놀랍다.
이거 담궈서 시댁에 몇조각 보내고 엄마 친구들 시식회를 했었는데 반응이 다 괜찮다.
엄마 친구분은 너무 맛있다고 놀라셨다는... (그 분 딸도 시집갔는데 이런 거 못한댄다.. ㅎㅎㅎ)
시댁도 가져간 그날 고구마랑 먹으면서 다 바닥냈다는...


그런데 아무래도 처음이었던지라 젓갈과 생강이 조금 많이 들어간 듯도 하다.
그리고 배추보다 양념이 너무 많아서 양념 범벅이 돼버렸다. 
담번에는 제법 재료들을 가감해 가면서 할 수 있을 거 같은 자신감이 생긴다.
그런데....
사실 이날 배추 네포기 김치 담구고 끙끙 앓았다는 사실. ^^

김치가 쉬운게 아닌거라...
울 엄마는 평생 동안 저걸 어찌 종류별로 담궈 놓고 먹고 살았을까???

지져도 맛있고 볶아도 맛있고 그냥 먹어도 맛있는 내 김치... 
자화자찬이 넘치네 그냥... ㅎㅎㅎ